육아

모두 그렇듯 육아

luckydaonpapa 2023. 4. 12. 23:58

육아를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무수히 많은 시어머니들를 만난다. '금쪽이'로 유명한 선생님이나 sns의 여러 권위 있는 전문가 혹은 채널들의 육아법을 단편적으로 접하게 되면, 으레 그렇듯 아이를 대했던 나의 평소 모습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채점을 하곤 했다. 그 과정에서 '사이버 시어머니'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나 태도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매스컴에서 스쳐 지나가는 정보를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접하는 모든 정보들이 옳다는 보장이 없다.

이게 무슨 개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들이 현재 이야기하는 것들은 학문에 기초하여 현시점에서 가장 사실에 가깝겠지만, 내가 살아오며 느낀 진리 중 하나는 "변하지 않은 것은 없다."이다.

 

 

예를 들어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소울푸드(김치)에서 맛을 담당하는 "나트륨"은 짜게 먹을 수밖에 없는 한국인의 사망률을 높이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이는 몇 년간 변치 않는 진리였고 매스 미디어의 온갖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은 음식에서 나트륨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에 대한 소위 매뉴얼을 흔하게 다뤄왔다.

 

 

하지만 올해 초 어떤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로 "짜게 먹어도 오래 산다."라는 진실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이렇게 진실은 늘 변한다. 내가 이것을 유행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를 멀리서 보면 마치 유행이나 트렌드 같기 때문이다. 어떠한 완벽한 진실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기에 따라 낡은 거짓이 될 수 있다. 아직 "짜게 먹어도 오래 산다"는 뉴스를 접하지 못한 누군가는 유행에 뒤쳐진 채 낡은 진실을 맹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애초에 진실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존중 받고 자란 아이는 자라서 다른이에게도 똑같이 대한다는 믿음에서 비롯한 필란드식 육아법은 공공장소에서 울어도 절대 야단치지 않고 울음이 그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생후 6~8개월된 영아를 수영장에 던지고 지켜보는 미국식 수영 교육법은 태아 때 엄마의 양수에서 수영하던 기억이 있으니 위험하지 않고 빠르게 수영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 육아법들을 "금쪽이"의 오은영 박사님이 관찰카메라로 본다면 과연 어떤 조언을 해줄까?

아동학대라고 하진 않을까?

 

 

어떤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부모의 바램이 아이 육아법의 레시피인 것 같다. 그러나 어떠한 진실(육아법)도 받아들이는 장소(나라)에 따라 옳지 않은 방식이 될 수 있다.

 

 


 

육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기 위해서 부모로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곤 한다. 이 질문의 함의는 결국 가장 중요한 아이를 배제한 채 "부모가 원하는 아이로 크기 위한 매뉴얼은 무엇인가?"가 되기 쉽다고 생각한다.

 

 

나의 아이는 뛰어노는 것과 책 읽는 것, 그리고 특히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공간이나 사람이 낯설다면 굉장히 낯을 가린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놀아주면 알아차리고 좋아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가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쁜 여자를 좋아한다. 주변의 다른 부모들의 아이 얘기를 들으면 우리 아이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타고난 기질과 자라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모두 똑같은 육아를 하는 것이 옳을까? 어떤 아이는 눈을 맞춰주며 꼭 안아주는 공감과 조용함을 원할수도 있고, 누군가는 몸으로 즐겁게 하루종일 놀아주길 원할 수도 있다. 그 각기 다른 경험들은 커나가며 다양한 개성과 각자의 가능성으로 발현될 것이다.

 

 

그렇기에 결국 올바른 육아법이라는 것이란 세상의 모든 아이의 수만큼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아내에게 가끔 이런 말을 한다. 아이가  더 커서 무언가에 푹 빠지게 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 대상이 설령 부모들이 죄악시하는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그냥 그대로 두고 싶다고 말이다. 어려서 무언가 푹 빠져 이룬 성취의 경험은 어른 세대는 절대 알 수 없는 그들의 가능성이 되는 경우를 나는 종종 봐왔기 때문이다.

 

 

육아에 대한 내 생각들을 조금씩 글로 정리하다 보니, 누군가는 이 글을 보며 그냥 "방임하는 아빠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혹은 내 글에 언짢거나 반박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단지 19개월 차 아이를 둔 아빠의 의식의 흐름이다라고 생각하며 흘려봐 주면 좋겠다.

 

 

이제 오늘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육아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일반적인 상식 속에서의 나의 생각을 다뤄볼 생각이다.

와이프와 장기프로젝트로 계획한 만큼 꾸준함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우리 가족 사랑해

 

육아와 관련된 재미난 이미지
ⓒ Daniel K Cheung, 출처 - Unsplash